#. 사례 1
약 3년 전부터 흰머리가 나기 시작한 직장인 한모(23)씨는 자꾸 머리가 가려워 동생한테 확인해보라고 했더니 그곳에서만 무려 9개의 흰머리가 나왔고 전체적으로 약 30개가 넘는 흰머리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 씨는 흰머리를 뽑으면 같은 곳에서 두 마리의 흰머리가 생긴다는 속설 때문에 뽑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그냥 두려니 신경 쓰이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고민이라고 한다.
#. 사례 2
작년 봄 뇌진탕으로 머리를 다쳐 무려 5바늘을 꿰맨 김모(29)씨는 다친 부분의 두피가 원형탈모처럼 희게 변했다며 그 곳에서만 흰머리가 보이는데 이게 흰머리인지 새치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20대의 젊은 나이임에도 흰머리가 생겨 고민에 빠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흰머리인지 새치인지 구별하기 어렵다고 문의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 흰머리=새치 … 90%가 유전적인 영향
흔히들 흰머리와 새치를 다르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의미는 유사하다.
사전적인 의미로 새치는 젊은 사람의 검은 머리에 드문드문 섞여서 난 흰 머리카락을 말하고 흰머리는 하얗게 센 머리털을 뜻한다.
이처럼 흰머리와 새치는 유사하고 젊은 사람들이 흰머리가 생기는 원인은 유전적인 영향과 환경적인 요소 때문이라고 피부과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동서신의학병원에 따르면 흰머리와 새치는 노화로 생기고 대게 90% 이상이 유전적인 영향이며 부모님은 30대 후반에 흰머리가 생겼는데 자녀는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더 일찍 흰머리가 생기는 경우 등 빨리 흰머리가 나오는 가계도 있다.
흰머리가 나는 시기는 개인에 따라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지만 갑작스럽게 머리가 희어진다면 이에 영향을 미치는 직접적인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젊은 사람의 경우 유전적인 요인 이외에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일시적으로 흰머리가 날 수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르몬의 영향으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멜라닌 색소가 머리카락에 스며드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흔치 않지만 갑상선 기능 이상이나 빈혈, 당뇨병 등의 질병도 흰머리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조선대병원 피부과 정병수 교수는 “젊은 나이의 흰머리는 흔히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되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악성 빈혈, 그리고 당뇨병 등의 자가면역 질환에 동반돼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 흰머리는 노화의 시작 … 염색이 전부?
유전적 변이로 인한 흰머리는 치료를 한다고 해서 다시 검은 머리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또한 모근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머리카락을 뽑아도 다시 흰머리가 자라난다.
흰머리는 노화로 인해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인체가 노화화면 머리카락 색깔이 하얗게 변하는 이유가 규명됐다.
브래드퍼드대 연구팀이 'FASEB'저널에 밝힌 연구결과에 의하면 머리카락이 나이가 들어 하얗게 변하는 이유는 모낭이 노화로 인해 소모돼 과산화수소가 다량으로 축척 유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 이 같이 축척된 과산화수소가 정상적인 모발 색을 띄게 하는 멜라닌 색소 생산을 차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모근에 있는 색소세포인 멜라닌 세포가 모발에 색소를 공급해야 하는데 멜라닌 세포의 공급이 사라져서 색소가 없기 때문에 흰머리가 되는 것이다.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흰머리는 멜라닌 색소가 없는 머리카락이 자라나는 현상으로 머리카락에 속 멜라닌을 만드는 세포가 머리 뿌리에서 없어지거나 있더라도 멜라닌을 만들지 않을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며 ”나이가 들면서 여러 가지 기능이 떨어지면 멜라닌 세포의 기능도 떨어지므로 흰머리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유전이나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법 또한 없고 예방을 위해서는 두피 마사지를 통해 혈액순환을 도와주며 피로나 스트레스는 쌓이지 않게 바로바로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어 심우영 교수는 “아직 흰머리의 치료는 만족할 만한 것이 없어 화장품이나 약을 발라서 흰머리를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는 없고 현재는 염색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BL클리닉 오수연 원장은 “잦은 염색은 두피건강에 오히려 좋지 않다”며 “주로 혈류를 활성화 하는 미역, 다시마, 김 등과 같은 해조류나 콩, 깨 등 식물성 단백질 그리고 토마토, 옥수수와 같은 채소, 사과, 포도 등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